[반디와 나무/육아일기] - 2003. 8. 31. 17:31  by 사가아빠

임신한 이후로 외갓집에 간 적이 없었지요.
엄마도 멀리 외국에 계시니
외할머니를 자주 찾아뵈야 하지만 그동안 차 타는 게 두려웠어요.
매일 토하는 것도 힘들었고.
결국 5달 만에 외갓집을 다녀오게 됐지요.
반디를 가진 이후로 그렇게 염려하고 기뻐해 주셨건만
또 그렇게도 보고 싶어 하셨건만
이제사 얼굴을 뵈었네요.
평소에도 가면 얼마나 반가와 하시는지
그래도 이번엔 특히 더 반가와 하시더군요.
배도 쓰다듬어 보시고, 전화로도 물으셨건만
또 몸은 괜찮은지 음식은 잘 먹는지 물어 보시고
외할머니께서 우리를 키우셨지요.
엄마는 평생 일을 하신 분이라서 어릴때 오빠와 나를 엄마 대신
길러 주신 분이 외할머니였어요.
항상 손주지만 막내 같다고도 하셨지요.
결혼했을때도 그렇게 행복해 하셨고
임신 소식을 전했을 때도 그리 기특해 하셨어요.
그동안 병원에서 찍어 온 반디의 비디오를 보여드렸더니
세상이 이렇게 좋아졌다면서  열심히 바라보셨어요.
어느덧 할머니도 연세가 드셔서 이제 날 안아주듯이
반디를 안아주실 힘은 없으시겠지요.
그래도 어여 건강하게 반디를 낳아서
할머니께 자랑하고 싶어요.
또 할머니께 다짐하고도 싶어요.
할머니께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누이시며,
허리 굽도록 업어 기르신 손녀가 이제는 할머니를 본받아
훌륭한 엄마가 될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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